동문추천사

SHAPE 10기 단기MBA과정을 마치며...

작성자 : 강효석 등록일 : 2010-01-26 조회수 : 2044

 

사람이 남과 더불어 숱한 관계들을 쌓아가는 것이 삶입니다.




 그 관계 속에서 자신의 포지셔닝을 구축하되, 바로 그 포지셔닝으로 말미암아 남들에게 조그마한 이익이라도 그려낼 수 있다면 성공적 삶이라고 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 조그마한 긍정적 가치를 촉발할 수 있기를 고대하며 살고 있으며, 이를 행복한 삶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눈앞에 오십을 바라보는 처지인 제가 연초에 서강대 세이프 10기에 용감히 도전하였고, 여섯 달의 과정을 마치고 이제 수료증을 받았습니다. 경영학이라고는 일간지 경제기사 한 두어 줄 읽은 것이 전부요, 평소 경영학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 그리고 한 걸음 더 해 무시하기까지도 했었습니다.  철학만이 학문이라는 변함없는 믿음을 바탕삼고 지내며, 저는 경영학을 애써 무시했고, 일간지 등 다양한 매체에서 매일 매순간 언급되는 경제 기사를 또한 애써 외면했습니다.



 더욱이 교사로서 더욱 더 안정된 직장살이를 하게 되면서, 한 때 저잣거리 유행어로 사오정이니 오륙도니 감원에 명퇴니 하는 슬픈 소리는 남들의 이야기로 귓전저편으로 흘리며 지낼 수 있었으니, 경제나 경영과는 무관하게 살아도 무방하였습니다. 무지함이 용기를 부추기는 격이었지요.  이와 같은 무지함에 대하여 자랑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리 큰 부끄러움 없이 지내왔습니다.




 서강대 단기 MBA과정인 SHAPE 10기에의 도전은 자신에 대한 도전이었습니다. 너무 쉬운 것은 보람도 없고 의미도 적을 뿐이므로 철저히 생소한 분야에 도전하고자 하였습니다. 10여년 뒤엔 환갑이 된다는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그렇다고 거부할 수도 없는 사실이 떡하니 버티고 섰습니다. 아직은 늙음을 받아드릴 수 없고 아직은 아직까지는 젊다는 마음이 어설프지만 용기를 북돋는 것입니다. 아직은 늙음을 논하기에 이르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설픈 용기를 일으켰습니다. 그러나 기왕의 도전은 새로운 도전으로 좀 더 어려워 보이는 길을 택하기로 하였습니다.




 평소 는 고전적 인식론의 입장을 취하며 살다보니, 현실과 실제 현상들에 대한 분석과 이해가 매우 부족하였습니다. 특히 오늘날의 다양한 경제현상들과 경영관련 기법 연구가 매우 자주 언급되며, 이것들이 세인의 관심의 중심에 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제 콤플렉스였습니다. 이런 자신이 늘 대지에 발 디디지 못한 허공을 떠다니는 구름 같은 모습이었다고 할까요?  경제와 경영은 오늘날 온 세상 인간들과 기업들과 국가들의 첫째 화두가 아니던가?  현상계의 탐구와 이해가 부족한 제겐 적격의 주제요, 비록 단기 이긴 하나 MBA라는 매혹적 주제가 지적 호기심을 촉발하여, 세이프 단기 MBA 과정을 선택하는 데에로 이끌었습니다. 현상에 대한 과학적 분석과 이를 토대로 구축된 이론 체계가 매우 전문화되었음을 알게 된 것은 나중의 일이었답니다.




 로 시작하여 으로 마무리한 6개월의 과정은 새로움의 연속이었고, 막상 강의를 듣기 시작하자, 들으면 들을수록 이해하면 할 수록 이 내용이 인간 삶의 일부요, 그 자체이며, 우리 사회조직의 실제 모습들임을 거듭 확인하게 되면서 고개가 끄덕이는 횟수가 반복되었습니다.




 일간지 경제면을 가장 쉬 빠르게 넘기던 이전과는 달리, 이젠 경제면의 기사들과 전문용어들과 여러 해설 기사들에 눈이 멈추어질 뿐만 아니라, 약하디 약했던 각종 통계 숫자들이 의미를 가진 형상들로 보이는 변화가 생겼습니다.




 역시 온라인상의 학습이라 개별적으로 반복 학습이 가능하다는 퍽 중요한 이점이 있었습니다. 학습에 있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어선다는 장점도 있었습니다. 전적으로 본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성취도가 결정될 뿐입니다.




 퇴근하고 노트북을 켜고 인터넷에 접속하여 이어폰 꼽고 공부하는 모습과 형성평가와 수료평가 및 과제물 제출을 위해 끙끙대는 모습들이 아내와 중학생 아들의 눈에는 아름답게 보인 모양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평소 술을 지나치다싶도록 자주 즐기던 이가 전격적으로 금주를 선언하였을 뿐만 아니라, 사이버 MBA 공부에 빠져 지내고 있으니 말입니다.




 당연히 이런 바뀐 생활패턴은 전보다 가족과 함께할 시간을 감소시키게 되었는데, 이는 평일은 물론이고 주말마저도 부족한 강의를 보충하려고 책상머리에 앉아 지내게 되었고, 외식이나 외출의 횟수가 자연 줄어들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아내와 아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요? 그것은 수료식에서 배우자에게 Ph.T. (Putting her Husband Through, 명예학위기)를 수여한 배경과 같은 이유일 것입니다. 아내와 아들의 성원이 늘 함께 하였다는 것이지요.




 교사요 공무원인 저에게 강의가 거듭될수록 실제로 학교 교육현장에서 필요하고 적용해야 할 관점과 인식의 전환 모멘트와 아이디어가 생겼습니다. 학교 운영도 경영의 관점으로 접근해야겠고, 이런 인식의 변화를 토대로 많은 것들을 현장에서 개선하고 변화시켜 보다 바람직한 보다 혁신적인 교육 현장을 만들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시대적 변화에 대응하고 적극 대처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구체화 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었음은 너무나 감사한 성취물이며, 이런 생각들이 앞으로 교육 현장의 변화를 촉진 추구하는 밑거름이 될 것임을 확신합니다.




 아마도 인간 조직의 보편성을 토대로 보자면, 역시 학교 사회나 일반 기업체나 간에 결국 조직 관리의 과학적 방식들은 일반 회사에서나 학교에서나 공통적으로 적용가능하다는 확신이 섰으며, 이는 매우 중요합니다.




 경영학의 관점을 가지고 교육 현장을 살펴볼 기회는 흔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이는 매우 유익하다는 것입니다. 특수대학원인 교육대학원의 커리큘럼은 역시 교육이 중심이 되다보니 비록 교장의 학교 경영이라는 측면에서 접근을 한다손 치더라도 전문성이 떨어지고 겉껍질을 핥는 수준이라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경영학 중에서 마케팅의 관점을 교육현장에 적용시킴은 매우 신선한 자극이 되어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사립학교인 우리 학교에서는 관리자의 역량 양성의 한 과정으로 서강대 세이프 과정을 필수로 넣자고 제안할까 합니다. 분명 투자 이상의 성과를 낼 것임을 확신합니다.




 정년이 보장된 국록을 먹는 교육현장에서 근 이십 여 년을 지내다보니, 하나의 울타리가, 장막이, 꺼풀이 나를 아늑하게 살포시 덮어가고 있습니다. 하나의 막부터 조심스레 걷어치우고자 하였습니다. 쉽게 시작하고 싶지는 않았고, 마침 하드트레이닝의 이미지를 가진 서강대 아니 서강고등학교(?)의 브랜드가 저를 사로잡았습니다. 이 정도쯤 강도 있는 과정이어야 제 맛이 나겠거니……. 역시 제 기대가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하였습니다.




 만일 누구나 쉬 이 과정을 마칠 수 있는 수준이었다면 지금처럼 보람을 찾기 어렵지 않았을까요? 마지막 선택 강의인 경제원론은 이 과정의 백미였습니다. 미시경제와 거시경제의 모든 부분을 정리하는 김경환 교수님의 강의가 매우 부담스럽다는 수강자들 사이의 입소문이 전해졌습니다. 허나 shape 팀에서 추천해주신 1000 여 page가 넘는 경제원론 텍스트를 구입하였고,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는 기억을 간직한 ‘성문종합영어’ 세대로서 차근차근 강의를 따랐습니다. 미시와 거시를 모두 1개월 만에 짚어 나갈 수 있도록 지도하는 강의를 통해 경제학의 논리적 체계를 전체적으로 윤곽 잡을 수 있었습니다. 과정을 모두 마친 지금 비록 평가 결과는 흡족하지 못했을지라도 강의 자체에 대한 만족도는 대단히 높았습니다.





 월 1회의 오프라인 특강 시간이 또한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특강의 주제와 강사 또한 시의 적절하여 여러 분야 전문가의 목소리와 생각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살아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동기와 동문간의 유대의 창으로도 손색이 없었으며, 아마도 앞으로 매월 1회 마테오관에로의 나들이 길이 거듭될 것입니다.




 문외한이었던 만큼 새롭고 신선했으며, 평생학습의 선상에서 볼라치면 짧은 시간이었으나, 학습과정의 고생스러움으로 보자면 길었던 경험입니다. 앞으로 이어질 인연으로 보자면 길고도 길 세이프 10기의 배움을 마치며, 서강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측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리며, 특히 김진화 주임교수님과 권백신 이사님, 강미영님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제게 있어서 SHAPE의 선택은 의미 있는 삶을 추구하는 발길질이었다고 판단됩니다. SHAPE의 선택을 통해 또 다른 세상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힘으로서 내가 살아있는 지금의 세계를 좀 더 바르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으며, 세상의 행복의 총량을 증가 시키는 데 분명 도움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참세상을 창조하고자 참세상에 참여하고자 고민하는 이들이 펼치는 세상이 있음에 감사하며, 우연이던 필연이던 간에 이런 세계에 가까이 할 수 있었음을 거듭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