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추천사

33기과정의 수료 후기

작성자 : 김행기 등록일 : 2014-10-13 조회수 : 2172

처음이라 낯설고 뭘 배우는지 조차 정확히 알지 못하고 덜컥 접수해버린 shape과정은 인생의 후반기로 접어드는 내게 세상을 바라보는 또 다른 눈을 뜨게 해주었다.

어설프게 디자인 좀 한답시고 일찍이 회사를 만들어 운영한지 어언 1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회사가 잘 될 때도 있었고, 잘 안 될 때도 있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나름 이제 디자이너가 아닌 경영자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어설피 들어 관련 서적도 좀 보고 경제기사 같은 것도 접하면서 대충 이정도면 뭐 경영 별거 아니다! 라고 생각하고 후배들에 같잖은 조언도 많이 했었던 것 같다.

현실적으로 경영학 수업을 어깨 넘어서라도 배우고 들어봤던 사람들은 MBA라는 단어가 익숙할지도 모르지만, 전혀 문외한 이었던 나에게는 이런 거 하려면 외국에 좋은 대학에서 몇 년 공부해서 대기업 승계 받는 재벌2세들이나 공부하는 거라고 생각했었고, 이런 국내 대학의 단기과정에서 하면 얼마나 하겠어? 라는 생각이었다.

어려서부터 미술이나 디자인 관련학과를 전공했던 나로서 느끼고 있던 MBA는 재벌들이 하는 공부 같은 생각이 많이 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막상 첫 번째 강의를 듣고는 그런 생각이 모두 사라져 버렸다. 지금까지 조그만 회사를 경영하면서도 계속 질문했던 답들이 고맙게도 그 내용 안에 들어있었던 것이다. 규모가 큰 회사든 작은 회사든 조그만 구명가게든 경영에 관련된 내용은 공통적으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영업은 어떻게 하지?,사원들 관리는?, 복리후생은?, 마케팅은?, 세무는 어떻게? 등등 이 수많은 질문은 아무리 작은 회사를 하는 사람들도 해답을 구하려고 물어보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가 그렇다. 수업을 들으면서도 나의 회사와 계속 연관 지어 생각해보고 나의 위치를 판단해보며, 외부에서 우리 회사를 판단해보려고 노력하였다. 그렇게 강의를 듣는 시간들은 조금 더 냉정하게 우리 회사를 판단해보고 나와 관계된 주변의 회사들(발주처)을 판단해 보려고 했던 시간들인 것 같다. 그렇게 조금씩 판단의 기준도 세우고 거래하는 상대회사의 경영상태도 관심 있게 구체적으로 보게 되었다.

하지만 역시 회계나 산술적인 강의에 직면해서는 좀 어려운 부분도 많은게 사실이다. 역시 이런 공부는 좀 더 어려서 하는게 낳았을 거란 생각도 많이 들었다. 좀 따분하고 지루한 수업도 있었지만 나 같은 경우 그런 강의를 들을 때 그 안에 구체적인 내용을 머리에 습득 한다라기 보다 우리 회사와 비교해서 생각했기에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내용을 들었었던 것 같다.

회계학을 들을 때 이령회계사 동문선배의 특강-“후배들을 위해서 해주신 너무 고마운 특강“ 기억에 남는 말이 있다. ”회계학도 국어나 영어처럼 언어라는 말이다” 기업경영상의 언어, 모두 어지러운 숫자로 나열 된 것 같지만 이 회사가 과연 잘하고 있는 회사인가를 말해주는 언어라고 했던 말이 아직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한달 가량 회계학을 들었지만 아직도 회계학은 좀 어렵고, 이 말만 기억에 남는다. 결국 왜 우리가 이걸 공부해야하느냐 하는 물음에 대답인 것 같다. 그렇다면 언젠가는 모르는 부분들 다시 뒤적여 가며 공부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아마 MBA를 처음 접한 나와 비슷한 수준의 분들이라면 누구라도 6개월 동안의 내용을 전부 이해하고 소화하기는 힘들 거라고 생각한다. 다만 대략적인 내용과 동기부여는 됬다고 생각하니 앞으로 라도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조금 더 친숙하고 힘들지 않게 공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동문 선배들의 노력과 배려에 고맙고 감사하다. 사실 shape과정 들어 갈때까지만 해도 “이거 얼마나 많이 배우겠어?“ 인맥이나 좀 만들면 나중에 좀 도움 될수도 있겠지” 하는 생각이었다. 원래 적극적인 성격이 아닌 나는 사실 대학졸업이후 내가 선택한 자의적인 학업 중에는 가장 많은 비용을 투자하고 입학 하게 된 과정이다. 더군다나 낯설고, 어색한 분위는 영 좋아하지 않아 걱정도 많이 했었다. 첫날 입학식에서 어색한 명함교환은 아마 오랫동안 남아 있을 것 같다. 그나마 동문선배들이 오셔서 도와주셨기에 조금은 덜 어색한 시간이었지만, 지금도 생각도 명함교환은 익숙해 진 다음 해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각 기수들의 자구적인 모임이 원활하지 못할 경우도 있으니, 차라리 기수별 모임을 월별로 하루 정해 놓는 것 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매달 마지막주 목요일이나 금요일 정도로 하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어색한 분위기를 깨보려는 자구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OFFLINE모임에 자주참석하고, 특강에 자주 참석하는 노력 있었다. 덕분에 선배원우님들과도 자주보게 되어 수료를 앞둔 지금은 그런 어색한 분위기가 많이 좋아진 것 같다. 동문회장님이나 부회장님 그리고 임원분들은 매달 특강마다 나오셔서 챙겨주시고 신경써주시고 그리고 기수들 입학식 졸업식 기타 모임들 주선하고 애 쓰시는거 보면 참 대단하단 생각이 많이 들고, 특히 희생정신도 필요한 것 같다. 이 후기를 빌어 그 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이제 규모의 경재, 진입장벽, 전사적 전략, 수직적 통합등 이런 단어를 매스컴이나 강연 중 들을 때면 그걸 이해하고 있는 나를 보며 이 과정 하길 잘했단 생각이 든다.

결국 이러한 수업의 목적은 더 커다란 규모의 경재를 이루기 위해 전진하는 것이니 만큼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하고 그 과정에서 배운 내용을 효과적으로 이용하여 판단하고 결정해야 할 것이다. 잘못의 원인이 뭔지도 모르고 몰락하는 수많은 기업 중에 하나가 될 것이냐? 아니면 잘못된 원인을 찾아 적극적으로 해결하면서 더 큰 이익을 기대하느냐? 하는 끊임없는 질문을 스스로 답변하며 조금씩 성장하는 스스로가 되겠다고 다짐하며 후기를 마친다.